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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새서휘 작성일26-09-17 20:16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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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우 예비역 육군대령. 한미안보연구회(COKUSS) 핵전략/정책 전문가. 연세대 행정학 석사·아주대 공학박사. 최승우 예비역 대령 제공
지난 3월, 주한미군의 패트리엇(PAC) 일부와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의 요격탄이 중동으로 반출됐다. 발사대는 6월에 돌아왔지만 요격탄의 보충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과정은 미국의 통보만으로 진행됐고, 대통령은 “반대 의견을 내고 있으나 전적으로 관철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2025년 4월 패트리엇 2개 포대의 중동 차출에 이은 두 번째다. 이쯤 되면 사건이 아니라 구조이며, 이 구조를 이해하려면 동맹 전체의 그림에서 출발해야 한다.
요즘 한미 양국 정부가 가장 자주 쓰는 말이 ‘동맹 현대화’다. 그런데 두 나라는 같은 단어로 서로 다른 것을 말하고 있다. 미국이 말하는 현대화의 주어는 ‘주한미군’이다. 북한을 억제하던 주한미군을 필요하면 지역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유연한 자산’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말하는 현대화의 주어는 ‘동맹’ 그 자체다. 국방개혁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방산·원자력 협력으로 동맹을 더 대등하고 더 포괄적인 관계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한국이 내놓은 것 - 국방비의 GDP(국내총생산) 3.5% 증액, 250억 달러의 무기 구매, 330억 달러의 주한미군 지원- 은 숫자로 촘촘한데, 미국이 주는 것은 원론적 문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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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는 그림이 다르니 주고받는 것의 비대칭이 생기는 것이다.
어긋남의 뿌리는 동맹을 묶어 온 접착제에 있다. 한미동맹은 73년간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 위에 서 있었다. 그런데 위협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오히려 커졌는데도, 위협만으로는 동맹이 굴러가지 않는 시대가 왔다. 미국의 위협 목록에서 1순위는 이제 중국이 됐고, 한국의 1순위는 여전히 북한이다. 위협의 순위가 다르면 병력의 위치도, 예산도, 지휘 관계도 그때그때 흥정할 안건이 되고, 그 흥정에서 오가는 말은 함께 대처할 ‘위협’이 아니라 서로가 지불해야 할 가격이 된다.
이 어긋남은 동맹에 네 개의 공백을 남겼다. 동맹이 무엇을 함께 이룰지 정하지 못한 ‘전략 목표의 공백’, 주한미군 전력의 역외 차출이 만드는 ‘억제·능력의 공백’, 북한의 배치된 핵과 한국의 비핵 상태 사이의 ‘핵 공백’,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관리할 규칙이 없는 ‘거버넌스의 공백’이다.
특히 핵 공백은 농축·재처리 권한과 핵추진잠수함, 곧 ‘핵 잠재력’을 완성해도 저절로 메워지지 않는다. 다섯 개의 간극이 남기 때문이다. 결심한 뒤 실제 능력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시간’의 간극, 잠재력만으로는 상대를 멈춰 세우지 못하는 ‘억제’의 간극, 핵 문턱에 선 시설이 오히려 공격의 표적이 되는 ‘표적화’의 간극, 조용한 대비가 동맹의 의심으로 되돌아오는 ‘동맹’의 간극, 그리고 이를 규율할 법적·제도적 틀이 없는 ‘체제’의 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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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므로 억제 공백의 해소는 빠져나간 자산의 대체가 아니라 교환의 재설계여야 하며, 그 재설계의 방향은 동맹을 묶는 원리를 위협에서 목적으로 옮기는 전환이다.
이제 거버넌스의 공백으로 돌아오자. 미국의 새 국방전략은 한국이 대북 재래식 방어의 ‘1차적 책임’을 질 역량이 있다고 평가하며 미국의 역할을 ‘더 제한적’으로 규정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구는 정권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을 상수라는 뜻이고, 막을 수 없다면 관리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한미 사이에는 관리할 제도가 없다. 차출은 ‘통보’로 진행되고, 빠진 전력을 메울 규칙도, 주한미군의 지역 투입이 한국을 원치 않는 분쟁에 끌어들이지 않게 하는 안전장치도 없다. 게다가 진짜 공백은 포대의 숫자가 아니다. 미군 자산의 상주가 보내던 자동 개입의 신호가 흔들리고, ‘언제든 빠질 수 있다’는 메시지가 북한의 오판 계산에 들어간다. 동맹 현대화의 관리 실패는 자산의 부재가 아니라 신호의 방치에서 온다.
해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사전협의의 명문화다. 한반도 억제에 긴요한 전력의 역외 차출을 ‘통보 사안’에서 ‘협의 사안’으로 격상해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의 문서에 담는 것이다. 둘째, 공백 보전 프로토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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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출이 생기면 한국형 방공 증강, 순환배치, 전략자산 전개 같은 대체 조치가 자동으로 뒤따르도록 규칙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연루 방지의 가드레일이다. 주한미군 자산의 역외 전용에 대해 한국의 판단 여지를 확보하는 상호 협의 조항이다. 이것은 미국이 손해 보는 거래가 아니다. 미국은 유연성의 원칙을 공식 인정받는 대가로 절차적 비용만 지불하면 되고, 한국에게는 ‘반대해도 관철하기 어렵다’는 비대칭을 보정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네 공백 가운데 비용이 가장 낮고 양국 정치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으며, 당장 다음 SCM에서 착수할 수 있는 것이 이 거버넌스의 제도화다.
나아가 부담 분담의 질문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얼마를 내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감당하느냐’다. 한국 조선소가 미 해군 함정을 수리하고, 한국형 방공망이 빠진 자리를 메우며, 한국군이 재래식 억제의 주도권을 인수하는 능력의 분업이 방위비 청구서보다 동맹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핵잠수함도, 농축·재처리도, 전작권 전환도 모두 정권 몇 개를 넘겨야 결실이 나는 30년짜리 사업이다. 30년짜리 청구서를 5년짜리 정치로 결제할 수는 없다. 여론과 함께 출렁이는 위협 대신, 문서와 기구에 고정되는 제도부터 심어야 한다.
최승우 예비역 육군대령. 한미안보연구회(COKUSS) 핵전략/정책 전문가. 연세대 행정학 석사·아주대 공학박사
(※ 이 기고문은 제40차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ISC·2026년 9월16일·서울) 패널 2 발제 ‘동맹 현대화와 억제 공백 해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임)
핵전략/정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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