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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17일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KIST]
최근 과학기술 출연연구기관이 고유 임무 설정으로 씨름하는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노하우를 공개했다. 2년 전 선제적으로 KIST를 임무 중심으로 전환한 오상록 KIST 원장은 “연구 목표가 기술에만 사로잡히면 안 되고, 기술 너머에 있는 연구자의 ‘꿈’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KIST는 17일 서울에서 ‘KIST 임무중심연구소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고 임무중심 체제로의 혁신 과정과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KIST는 정부가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를 발표하기 일 년 전인 2024년 선제적으로 임무 중심 체제로 전환했다. 이날 행사도 KIST의 경험을 다른 출연연에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 원장은 취임 이후 KIST를 총 7개의 임무 중심 연구소로 재편했다. 현재 KIST는 차세대 반도체, 휴머노이드, 기후 예측, 청정 수소, 치매 신약, 천연물 치료제, 우주용 소재 등이다. 각 임무는 전권을 가진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이끌고, 임무당 30~50명의 책임 연구자들이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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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이 과제를 수탁해 각자 개인 연구를 하던 것에서 바뀐 모습이다. 오 원장은 “2025년 기준으로 KIST가 수탁한 과제가 약 850개였고, 5억 원 이하의 소규모 과제가 85%였다”며 “이렇게 파편화된 연구로는 논문 이상의 성과를 만들기 어렵다”고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임무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지난했다고 털어놨다. 가장 문제는 임무를 정하는 것 자체다. KIST가 할 수 있으면서도, 사회적으로나 산업적으로 필요한 임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KIST는 삼성전자, LG AI연구원, 기상청 등 산업계와 공공기관 등으로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임무 설계 단계부터 수요를 반영하도록 만들었다.
핵심은 ‘임무중심연구소 혁신위원회’다. 삼성전자, LG AI연구원, 기상청 등 산업계와 공공기관 등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기술과 시장 환경을 반영해 임무를 조정하고, 산업화 잠재고객의 수요를 조기에 발굴했다. 현재 7개 임무는 잠재고객이 분명하다는 게 KIST 측의 설명이다.
오 원장은 임무를 정할 때 기술 과제에만 얽매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연구자들은 기술을 잘 알기 때문에 처음에 임무를 정하라고 하면 기술적 목표만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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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출연연은 기술 너머를 바라보고, 결국 무엇을 얻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오 원장은 PM들과 일대일로 수개월간 토론하며 각 임무를 만들었다.
연구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과제다. 임무라는 개념이 모호하고, 연구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하던 방식을 바꾸는 과정에서 불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원장이 말하는 설득의 비결은 ‘연구자의 꿈’이었다. 그는 “과제 중심으로는 의미 있는 연구를 하기 어렵고, 연구자들이 진짜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임무 중심으로 전환한 KIST는 세계 기술패권 경쟁에서 더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익재 AI·로봇연구소 PM은 “최근 중국 휴머노이드를 보면 긴장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KIST는 사람다운 로봇을 만든다는 목표로 촉각 등의 감각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임무를 정한 덕에 시장 상황에 맞는 빈틈을 찾고 유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오 원장은 “최근 정부가 7대 시드, 전략기술 등 다양한 어젠더를 발표하지만, 아직 많은 출연연이 명확한 역할과 임무를 헤매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KIST가 먼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출연연이 보고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학기술연구원(K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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