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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새서휘 작성일26-09-19 16:06 조회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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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빛을 닮은 헝클어진 머리카락에서 바닷물이 흘러내려, 크게 뜬 초록색 눈 위로 흘렀다.” 1887년 여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바닷가. 고대 그리스 문화를 연구하던 젊은 학자 로사리오 라 치우라는 작은 배 위에서 책을 읽다 물속에서 나타난 한 여인을 만난다. 햇빛을 닮은 머리카락과 커다란 초록색 눈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배 위로 모습을 드러낸 그의 허리 아래에는 푸른빛의 비늘이 덮여 있었다. 그의 이름은 ‘리게아(Lighea)’. 그리스 신화에서 서사시를 관장하는 뮤즈 칼리오페의 딸인 세이렌이었다. 라 치우라는 리게아의 외모뿐 아니라 목소리와 웃음, 인간과 다른 강렬한 생명력에 매료됐다. 두 사람은 사랑에 빠졌고 시칠리아의 바다에서 3주를 함께 보냈다. 여름이 지나자 리게아는 자신이 속한 바다로 돌아갔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라 치우라는 평생 리게아를 잊지 못했다. 약 50년 뒤 저명한 학자가 된 그는 젊은 기자에게 처음으로 리게아와의 사랑을 털어놓는다. 이후 배를 타고 여행하던 라 치우라는 바다에서 사라졌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였는지, 스스로 바다로 향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이야기는 시칠리아 작가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의 단편 ‘세이렌(La Sirena)’의 내용이다. 시칠리아 와이너리 돈나푸가타(Donnafugata)는 이 작품 속 세이렌에서 이름을 따 화이트 와인 ‘리게아’를 만들었다. 향이 화려한 지비보(Zibibbo) 품종과 지중해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소설 속 인물을 와인에 가져왔다. 그래픽=정서희 모바일게임 돈나푸가타는 문학과 인연이 깊은 와이너리다. 와이너리 이름 역시 람페두사의 대표작 ‘표범’에서 가져왔다. 돈나푸가타는 ‘도망친 여인’이라는 의미다. 돈나푸가타를 설립한 랄로(Rallo) 가문의 와인 역사는 185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4대째 와인 사업을 이어온 자코모 랄로와 아내 가브리엘라 안카 랄로가 1983년 시칠리아 서부 콘테사 엔텔리나에 현재의 돈나푸가타를 설립했다. 1990년부터 자녀인 호세와 안토니오 랄로가 합류했고 현재 두 사람이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와이너리를 이끌고 있다. 돈나푸가타는 이후 시칠리아 곳곳의 서로 다른 자연환경을 찾아 포도 재배 지역을 넓혔다. 콘테사 엔텔리나를 시작으로 판텔레리아와 에트나, 비토리아 등에서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운영한다. 이 가운데 1989년 진출한 판텔레리아는 돈나푸가타를 대표하는 산지다. 시칠리아와 북아프리카 튀니지 사이 지중해에 자리 잡은 화산섬으로, 강렬한 햇빛과 거센 바람 때문에 ‘태양과 바람의 섬’으로 불린다. 돈나푸가타의 포도밭은 해발 20~400m에 걸쳐 있으며 화산에서 유래한 모래 토양이 주를 이룬다. 경사진 땅에는 화산암으로 돌담을 쌓아 계단식 포도밭을 만들었다. 강한 바람에 맞서 포도나무를 키우는 방법도 독특하다. 땅을 움푹 파고 그 안에 포도나무를 심은 뒤 가지가 지면 가까이 옆으로 뻗도록 키우는 ‘알베렐로 판테스코(Alberello Pantesco)’ 방식이다. 강풍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수백 년 동안 이어온 판텔레리아의 전통 재배법으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pc야마토 . 경사지에 조성된 계단식 포도밭은 기계를 사용하기 어려워 상당 부분을 사람 손으로 관리해야 한다. 돈나푸가타에 따르면 판텔레리아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데는 일반적인 고품질 포도밭보다 약 3배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리게아는 이곳에서 재배한 지비보 100%로 만든다. 지비보는 머스캣 오브 알렉산드리아(Muscat of Alexandria)의 시칠리아식 이름으로, 꽃과 감귤류를 연상시키는 풍부한 향이 특징이다. 판텔레리아에서는 포도를 말려 만드는 달콤한 파시토 와인에 널리 사용하는 품종이지만 리게아는 지비보 특유의 화려한 향을 살린 드라이 화이트 와인으로 만든다. 2025 빈티지는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지비보를 수확했다. 수확한 포도를 부드럽게 압착한 뒤 온도를 제어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이후 탱크에서 최소 3개월간 숙성하고 병입 후 다시 2개월을 거쳐 출시한다. 오크통을 사용하지 않고 지비보가 가진 꽃과 과일 향, 신선한 풍미를 살리는 데 초。을 맞췄다. 잔에 따르면 녹색 빛이 감도는 선명한 볏짚색을 띤다. 향에서는 오렌지꽃을 중심으로 베르가못과 감귤류가 이어진다. 입 안에서도 과일과 꽃의 풍미가 다시 나타나며 산뜻한 산미가 이를 받쳐준다. 마지막에는 미네랄의 느낌이 남는다. 생선회와 갑각류, 생선이나 채소를 이용한 튀김과 잘 어울리며 등푸른생선과도 곁들이기 좋다. 출시 후 3년 이내 마실 때 리게아의 특징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다. 돈나푸가타 리게아는 ‘2026 대한민국 주류대상’ 구대륙 화이트와인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국내 수입사는 나라셀라다. 배 지역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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