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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현지 시각 21일 뉴욕에 도착해 방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역할까지, 민감한 한미 현안을 가득 안고 말입니다.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 가스 발전 사업'이 오늘(22일) 국회에 보고된 가운데, 구체적인 투자 조건을 둘러싼 한미 간 조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 이번 방미 기간 미국 등 주요국 정상들과 다양한 방식의 별도 접촉이 있을 예정"이라며 "에너지와 반도체 등 실질 협력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입니다.
▲ 지난해 8월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 “한미동맹 관리자 불분명”…"유일한 포인트 맨은 트럼프"
외교·경제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한미동맹' 현안을 현재 관리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난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의 답변은 뜻밖이었습니다.
"누가 동맹을 관리하고 있는지가 불분명합니다."
"The point is that it's unclear who's managing the alliance."
-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CFR) 미국외교정책 석좌 선임연구원은 이를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다른 모든 지역과 마찬가지로 동아시아의 유일한 포인트 맨은 도널드 J. 트럼프입니다."
"Regarding the point person for East Asia, as with everywhere else, the sole point person is Donald J. Trump."
- 제임스 린지 미국외교협회 미국외교정책 석좌 -
브루킹스연구소와 미국외교협회, 스팀슨센터, 허드슨연구소, 한미경제연구소 등 워싱턴에 있는 미국 싱크탱크의 외교안보와 통상·경제 분야 전문가들을 직접 만나 '트럼프 2기 외교'가 실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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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는 한국언론진흥재단과 미국 동서센터(East-West Center)가 주최한 '2026년 한미 언론교류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뤄졌습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서로 다른 지。에서 출발했지만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안별 책임자는 흩어져 있지만 중요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그 과정에서 안보와 경제의 경계마저 흐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 국방은 콜비·투자는 러트닉…그런데 '동맹 총괄'은 누가?
▲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가 한미동맹 현안 전반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국방 문제에서는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대미 투자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동맹 전체를 관리하는 인물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 석좌는 "과거에는 국무장관이나 국무부 동아태 담당 고위 당국자 등이 한미동맹 현안을 관리했지만, 현재는 '한국통'인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조차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실제 결정을 내리거나 정책을 주도하는 인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습니다.
■ 한미연합훈련 돌연 축소…"트럼프, 결정권자임을 상기"
▲ 트럼프 대통령의 8월 16일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따라, 이튿날 (17일) 시작된 ‘을지 자유의 방패’ (UFS) 연습이 21일에 조기 종료됐다. 훈련기간은 당초 11일에서 5일로 줄었다.
제임스 린지 석좌는 11일 미국외교협회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최종 결정자'는 오히려 분명해졌다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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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지 석좌는 "6주 전이었다면 사람들은 동아시아 정책의 핵심 책임자(point person)로 국방부와 엘브리지 콜비 국방차관을 지목했을 것이지만,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우려를 밝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하며 상황이 달라졌다"고 봤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통해 "자신이 이 행정부의 최종 결정권자(the decider)이자 유일한 포인트 맨이라는 .을 모두에게 다시 상기시켰습니다.”고 평가했습니다.
결국 '동맹 관리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와 '포인트 맨은 트럼프 한 명뿐'이라는 진단은 모순이라기보다 같은 현상의 앞뒷면인 셈입니다. 최종적인 정치적 판단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수렴되는 구조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습니다.
왼쪽이 미국외교협회의 제임스 린지 석좌.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글로벌 이슈 국장을 역임했다. 오른쪽이 스팀슨센터에서 미국 외교정책 대전략을 분석하는 크리스 프레블 선임연구원.
■ 트럼프 1기와 다른 2기…약해진 '관료의 브레이크'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현상은 1기에도 있었던 상황. 그렇다면 2기는 무엇이 다를까. 크리스 프레블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그 차이를 '미국 정부 내의 변화'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10일 스팀슨센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 트럼프 1기에는 기존 관료조직의 관성과 저항이 정책의 일관성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역할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이런 관료적 저항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2기 들어서는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로 정부 조직을 채우거나 일부 기관 자체를 없애면서 이런 제약을 상당 부분 줄였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은 그대로지만 이를 정책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작동하던 관료조직의 '브레이크'는 약해진 셈입니다.
이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 방식은 대미 투자 협상 등 협의가 진행 중인 다양한 한미 현안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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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호 투자는 텍사스 가스사업"…최종 투자처는 트럼프 결정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오늘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대미투자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한 오늘, '대미 투자'의 첫 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국회 보고가 이뤄졌습니다. '1호 투자'는 223억 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입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오늘 국회에서 정부가 추진하기로 결정한 프로젝트 1건과 추진 계획을 마련한 프로젝트 2건에 대해 보고했습니다. '텍사스 가스 발전'이 우리 정부가 추진 결정을 내린 프로젝트이고, 추후 협의 과제로 분류된 2건이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입니다.
원전 건설은 웨스팅하우스 지분율 등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으로 협상에 진통을 겪고 있고, 알래스카 LNG 사업은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습니다. 대미 투자의 큰 틀은 잡혔어도 후속 논의가 계속 필요하단 뜻입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미 투자의 의사결정 구조입니다. 한미 전략적 투자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러트닉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미국 측 투자위원회가 한국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인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사업을 추천하고, 최종 투자 사업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 안보·투자 현안마다…한미 간 우선순위 달랐다
앤드류 여 석좌는 한국과 미국이 대미 투자와 안보 현안에서도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보여왔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한국은 원전·SMR (소형모듈원전)등 에너지 분야와 핵추진 잠수함 도입·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관심을 보인 반면, 미국 측은 반도체 투자와 미국 기업에 대한 대우 등을 중시하면서 양측이 사실상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쿠팡부터 호르무즈까지…넓어지는 '동맹 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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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서로 다른 이슈가 각각의 정책 영역 안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함께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여 석좌는 대표적인 사례로 ' 쿠팡 문제'를 꼽았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미국인은 쿠팡이 무엇인지조차 잘 모른다"며 지난 7월 발간된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에 '차별적 대우'를 주장하는 쿠팡 측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된 .에 주목했습니다. 개별 기업의 문제가 워싱턴의 정치 현안으로까지 번진 겁니다.
안보 분야에서는 '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새롭게 떠올랐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8일 '파병'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한국 상선과 원유 수송로 보호 등을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여 석좌는 투자와 쿠팡 등 경제 분야에 집중됐던 한미 간 긴장이 한미 연합훈련과 호르무즈 문제까지 겹치면서 안보 영역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습니다.
■ "트럼프는 지렛대를 만든다"…안보·경제가 한 테이블에
▲왼쪽이 허드슨 연구소의 라일리 월터스 선임연구원. 오른쪽은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연구원. 이들은 한미 경제 이슈를 다루는 대표적인 전문가들이다.
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1일 워싱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런 현상 자체가 트럼프 2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서로 상당히 다른 안보와 경제 문제도 갑자기 같은 논의 속에서 함께 다뤄질 수 있습니다."
- 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다만 월터스 연구원은 미국의 통상정책이 현재까지 군사·안보 관계 자체를 훼손했다기보다는 외교적 마찰을 일으킨 측면이 크다며 "동맹 관계는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연구원은 이를 '지렛대(leverage)'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과 연결해 설명했습니다.
스탠가론 연구원은 8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독특한 행정부(unique U.S. administration)"라고 평가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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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지렛대를 만들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얻기 위해 그 지렛대를 활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 동맹엔 불확실성…북한 문제에선 오히려 '접。'
▲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첫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커진 재량권은 북한 문제에서는 다른 방식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앤드류 여 석좌는 북한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의 이해가 맞아떨어질 수 있는 분야로 꼽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오늘 공개된 AP통신 인터뷰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정상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역시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 투자·안보·북한까지 한꺼번에…한국 외교 '고차방정식'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대미 투자부터 안보·원자력 분야까지 양국 정상 간 합의를 담은 공동설명자료 (Joint Fact Sheet)가 나왔지만, 핵심 합의를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협상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미 투자와 쿠팡 문제, 중동에서의 안보 기여까지. 과거라면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뤄졌을 사안들이 동시에 한미관계의 현안으로 한 테이블에 오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만난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하면, 트럼프 2기 한미관계의 어려움은 현안이 많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성격이 다른 경제·안보 현안까지 하나의 협상 과정에서 함께 다룰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결정 방식 자체가 한국이 상대해야 할 새로운 변수입니다.
대미 투자와 미국 기업 대우 등을 둘러싼 미국 측의 불만을 관리하면서도 한국이 지켜야 할 국익과 협상의 선을 확보하는 것. 트럼프 대통령의 커진 재량권이 만들어내는 외교적 공간은 활용하면서 그에 따른 불확실성은 최소화하는 것. 트럼프 2기 한미외교가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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