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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안전 일터를 위한 산재보상-예방 연계 강화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산재를 인정하는 과정에서 확인한 위험을 같은 일터의 또 다른 산재를 막는 데까지 연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의 역학조사에서 드러난 위험요인을 안전보건공단의 예방사업과 연결하고, 위험한 사업장부터 개선을 지원해 산재 정보를 더 효용성 있게 활용하자는 취지다.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전 일터를 위한 산재보상-예방 연계 강화 토론회'에서 김대호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장은 "역학조사 정보가 업무상질병 판단에만 사용될 뿐 예방으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문제가 되는 사업장이 있으면 지방고용노동청이나 안전보건공단에 통보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산재보상 과정에서 재해 원인과 사업장 위험요인이 확인돼도 이를 예방조치로 연결할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뼈아픈 경험에서 시작된 문제의식, "직접 나서자"
직업환경연구원이 직접 재해예방지원에 나선 계기 중 하나는 2018년 스테인리스 제품 세척 노동자의 급성 규폐 사례다. 규폐는 규소 성분이 든 미세먼지를 들이마셔 폐가 손상되는 질환이다. 연구원이 작업에 사용된 규조토를 분석한 결과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결정형 유리규산 성분인 석영 12%와 크리스토발라이트 9%가 검출됐다. 연구원은 관계기관에 결과를 통보하고 같은 물질을 공급받는 업체의 관리실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지만 후속조치로 이어지지 않았다. 김 원장은 "이 사건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었다는 게 아주 뼈아팠다"며 "재해예방을 우리가 직접 해야겠다고 생각해 2021년 후속대응팀을 만들어 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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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연구원은 이후 2022년부터 재해예방지원사업을 자체적으로 시작했다. 역학조사에서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사업장을 다시 찾아 개선을 권고하거나 일환경건강센터 등 지역기관과 연계했다. 일례로 튜브타이어 제조업체 제조 과정에서 이형제로 사용하는 활석의 석영 함량을 확인한 뒤 함량이 낮은 제품으로 교체하도록 했다. 김 원장은 "분석해서 더 함량이 낮은 활석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알려준 것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굉장히 큰 예방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앞으로 역학조사를 행한 사업장 가운데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지원 대상으로 넓힐 계획이다.
산재정보, 위험도 따라 예방으로 연결해야
김부욱 인제대 교수(보건안전공학)는 발제에서 이를 제도화하는 방안으로 두 갈래의 연계체계를 제안했다. 개별 업무상질병의 원인과 노출경로를 깊이 들여다보는 전문조사 결과는 해당 사업장의 작업환경 개선에 활용하고, 전체 산재보상자료는 반복되는 위험을 분석해 업종·직종별 예방정책으로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김 교수는 "전문조사 사례는 개별 사업장을 바꾸고 전체 보상자료는 업종별 예방정책을 바꾸는 게 맞다"며 "근로복지공단에서 새로운 조사를 추가로 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인지하고 있는 고급 정보를 안전보건공단에 전달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를 모두 일률적으로 넘기지 않고 위험 수준에 따라 대응 강도를 달리하자는 방안도 제시했다. 조치가 따로 필요하지 않은 경우부터 정보 제공, 현장 개선 지원, 급성·집단노출 등 즉각 확인이 필요한 경우까지 나눠 대응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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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제도 도입에 앞서 1년가량 시범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연간 약 300건의 전문조사 중 환기설비 설치나 유해물질 교체 등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한 30~50건을 선별해 근로복지공단과 안전보건공단이 연계한 뒤 효과를 먼저 평가하자는 것이다.
아직은 문제의식에 기댄 사업, 제도로 이어지려면
다만 현재 이 사업은 개인의 문제의식에 기댄 재량사업에 머물러 있어 정부 차원의 첫걸음을 떼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어진 토론에서 구은회 일환경건강센터 PL은 "이 협업은 어떤 제도나 예산에 근거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담당자 개개인의 문제의식 또는 선의에 바탕이 된 재량적인 사업"이라며 "이제는 제도가 이런 것들을 떠받쳐야 할 시."이라고 말했다.
안전보건공단은 새로운 예방체계를 만들기보다 기존 예방사업에 역학조사 정보를 연결하는 방안에 무게를 뒀다. 박승현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조사를 통해 파악한 정보를 안전보건공단과 빨리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근로복지공단과 안전보건공단 간 정례회의를 정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제안을 토대로 근로복지공단과 안전보건공단이 참여하는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연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백우 노동부 산업보건정책과장은 국소배기장치 등 작업환경 개선사업을 담당하는 부서까지 참여시켜 "정례 협의체를 구성해서 조속히 조치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곽철홍 노동부 산재보상정책과장도 "처음부터 제도를 크게 확대하기보다는 시범사업 등을 통해 실효성을 확인하면서 。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부와 양 공단이 함께 구체적인 연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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