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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새서휘 작성일26-09-25 09:13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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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땐 네다섯 살 아기처럼 항상 엄마 옆만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였어요. 그런 구슬이가 자기 이름이 새겨진 제복을 입고 당당히 명예 의용소방대원이 되니 꿈만 같습니다."
엄마의 주황색 조끼를 빌려 입고 봉사 현장을 따라다니던 어린 딸이 이제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제복을 입었다.
임구슬(27) 씨와 어머니 임지현(57) 씨에게 그 제복은 단순한 옷이 아니다.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봉사의 흔적이자, 이제는 딸이 자신의 이름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상징이다.
구슬 씨는 최근 양주소방서 명예 의용소방대원으로 임명됐다. 어린 시절부터 엄마를 따라 소방과 봉사 현장을 오갔던 경험이 계기가 됐다. 양주소방서 문태웅 서장이 구슬 씨가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해 온 모습을 지켜본 것도 임명으로 이어졌다.
구슬 씨가 엄마의 조끼를 처음 빌려 입었던 것은 아주 어릴 때였다. 엄마가 의용소방대 활동을 나갈 때면 구슬 씨도 곁을 따라나섰다. 화재와 수해 복구 현장을 비롯해 산길 안전활동, 각종 안전캠페인, 순찰과 환경정비 등 엄마가 움직이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딸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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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임 씨가 의용소방대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7년이다. 올해로 19년째다. 그동안 장애인 부모단체 활동과 지역 체육회 봉사 등에도 꾸준히 참여해 왔다.
딸에게 봉사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엄마는 어린 시절부터 딸이 사람들과 부딪히게 했고 소통하며 세상을 경험하기를 바랐다. 때로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엄마는 딸의 손을 잡고 사람들 속으로 데려갔다.
그렇게 봉사 현장을 따라다니던 아이는 어느새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자신의 몫을 찾아 움직이는 청년이 됐다. 구슬 씨는 2021년부터 양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일하고 있다. 5년째 직장생활을 이어오면서 급여 관리와 스마트은행업무 등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꾸려가고 있다.
직장에서는 동료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사람으로 통한다. 꾸준한 활동과 성실함을 인정받아 오는 10월에는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장상도 받을 예정이다.
지난 2일에도 구슬 씨는 연차를 내고 헌혈을 한 뒤 곧바로 덕정119안전센터 안전캠페인에 참여했다. 봉사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이제는 그의 일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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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씨는 앞으로 자신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도 자신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장애가 있어도 보호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엄마는 그런 딸을 바라보며 웃었다. 어린 시절 엄마의 조끼를 빌려 입던 딸이 이제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제복을 입었다. 엄마의 뒤를 따라가던 아이가 이제는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사람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나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 구슬 씨가 냉장고에서 시원한 두유 한 병을 꺼내 기자에게 건넸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는 인사였다. 차가운 두유 한 병을 손에 받아 들고 바라본 구슬 씨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어릴 적 엄마의 주황색 조끼를 빌려 입고 봉사 현장을 따라다니던 아이. 이제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제복을 입고 이웃의 안전을 위해 한 걸음씩 나서는 사람이 됐다.
엄마가 내어준 손을 잡고 세상으로 나왔던 딸은 이제 자신의 손으로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을 건네고 있다. 그날 구슬 씨가 건넨 두유 한 병은 차가웠지만, 그 마지막 인사는 오래도록 따뜻하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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